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60%를 넘어 압도적인 비중을 나타냈다. 유로화 비중은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20.48%를 기록했지만 달러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31일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인용해 지난 3분기 말 세계 각국의 달러 보유액이 6조6300억달러로 전체 외환보유액 10조7100억달러 중 61.94%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달러 비중은 2013년 4분기 말 61.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5년 초엔 달러 비중이 66%에 달했다.

유로화는 20.48%로 달러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유로화가 달러 패권을 넘어서기엔 아직 모자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로화는 1999년 1월1일 유럽 단일 통화로 출범했으며, 새해 출범 20주년을 맞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달러 대비 유로화의 실질실효환율이 2002년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 11월 말 92.7로 떨어져 가치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국가 간 신용거래 비중에서도 유로화는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국경을 넘는 신용 거래(대출과 채권 합계)에서 유로화 비중은 29.5%에 그쳤다. 달러 비중은 47.9%로 절반에 가까웠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펼쳤던 양적완화 정책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회복이 더딘 탓에 아직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엔화 비중은 2002년 3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4.98%까지 상승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비중을 낮추고 보유 외환 다변화에 나서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위안화 비중은 2분기 말 1.84%에서 3분기 말 1.8%로 소폭 낮아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