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아사드 정권, 시리아 영토 내 이라크 군사 활동 승인"
시리아, 이란과는 경제 협정…"재건 우선권 이란 기업에 제공"
美철군에 시리아-이라크 '밀착'…'공공의 적' IS격퇴 손잡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을 전격 발표한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축출을 겨냥한 군사 협력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이라크군이 시리아 영토 내에서 IS를 공격할 수 있도록 재가했다고 로이터가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시리아 철군을 앞두고 양국이 공통의 적인 IS에 대한 군사행동에 보조를 맞추려는 성격이 짙어 보인다.

로이터는 '시아파 맹주' 이란과 동맹인 시리아와 이라크의 밀접한 관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때 이라크와 시리아 영토의 상당 부분을 잠식했던 IS가 현재는 사실상 패퇴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이라크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내 일부 지역은 여전히 IS 통제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경우 이라크가 IS 격퇴전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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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디 총리는 "시리아에서 부정적인 일이 전개되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시리아와 60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고 거기에 IS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의 안보 분야 고위 인사들이 이날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아사드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이는 미군 철군 이후 IS의 후속 공격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려는 방어적 목적이 아닌, 공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흐디 총리는 "이라크는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 무장세력에 대응할 최고의 카드"라면서 이라크가 시리아 영토에서의 군사 활동을 더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시리아 측과 시리아 영토에서의 공습 등과 같은 대응 방식을 논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이라크가 IS를 연결 고리로 과거 앙숙처럼 지낸 이란-시리아와 새로운 밀월 관계를 형성한다고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는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인 1980년 이란과 전쟁까지 치르는 등 최악의 갈등 관계에 있었으나 2010년 이라크 총선에서 시아파 정부 수립을 지원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라크-시리아 간에도 후세인 정권 때 종교·정파 등의 문제로 최악의 갈등 상황을 겪었다.

하지만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후세인 정권이 전복된 이후 양국 외교 관계가 복원됐고 이라크 시아파 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친선 관계가 더 강화됐다.

이런 가운데 전통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란과 시리아 간 동맹은 경제 분야로 확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국은 이날 금융과 은행 업무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경제 협정에 서명했다.

이란 기업들이 시리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협정에 서명한 무함마드 사메르 알 칼릴 시리아 경제외교무역 장관은 "이란 기업들에게 시리아 재건의 우선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2011년부터 7년째 이어진 내전으로 피폐해진 국가 재건에 향후 15년간 약 2천억 달러(약 222조)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