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증시가 급등락 장세를 연출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가운데 변동성을 확대한 주범이 ‘알고리즘 매매’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조사 업체 분석을 인용해 최근 주가 변동성이 증폭된 게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 때문이라고 27일 보도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24일 3% 가까이 급락하며 최악의 크리스마스이브 장세를 보였으나 26일엔 5% 안팎 뛰어오르는 폭등 장세를 나타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86포인트(4.98%) 올라 2009년 3월 이후 1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지수가 하루 1000포인트 상승한 것은 122년 역사상 처음이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5%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일본 증시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요동치고 있다. 크리스마스에 5% 넘게 폭락하며 15개월 만에 20,000 선이 붕괴됐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27일엔 전일 대비 3.88% 상승 마감하며 20,000 선을 회복했다.

시장조사업체 탭그룹은 미국 증시에서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한 퀀트 투자 비중은 28.7%에 달하며 이 같은 프로그램 매매 증가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퀀트투자 비중은 2013년 이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JP모간은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와 초단타매매(HFT) 투자자, 시장 조성자(마켓메이커) 등까지 더하면 컴퓨터로 거래되는 비중이 8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컴퓨터 트레이딩 모델은 증시 개장 전 전날의 거래 패턴을 분석하고 종목을 추천할 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주식을 매수·매도한다. 이 같은 방식은 일정 폭 이상의 상승 또는 하락장에서 주가지수가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을 심화한다. WSJ는 거래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시장 유동성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