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년 대규모 분화 이은 쓰나미로 대규모 인명 피해


인도네시아 순다해협 주변 일대를 덮친 쓰나미로 최소 168명이 숨진 가운데 쓰나미 발생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산섬 '아낙 크라카타우'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23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바 섬과 수마트라 섬 사이 순다해협에 위치한 작은 섬인 아낙 크라카타우는 현지어로 '크라카타우의 자식'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전신이었던 크라카타우 화산(해발 813m)이 1883년 8월 27일 대규모 폭발을 일으켜 사라진 자리에서 새롭게 솟아난 섬이기 때문이다.

당시 크라카타우 화산은 상공 20㎞까지 연기 기둥을 뿜어 올렸고, 4천500㎞ 이상 떨어진 모리셔스와 호주에서도 들릴 만큼 엄청난 폭음을 냈다.

크라카타우 화산이 있던 크라카타우 섬의 3분의 2가 바닷속으로 사라진 이 폭발은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켜 3만6천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또 기후를 교란해 수년간 세계 곳곳에서 기근이 발생한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그로부터 45년만인 1928년 해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이래 매년 수 m씩 높이를 더해 현재는 해발 338m까지 덩치가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화산이 거의 상시로 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낙 크라카타우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지만, 올해 6월부터는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 소규모 분화를 반복해 왔다.

특히, 쓰나미 발생 당일인 22일 오후 5시 22분께 비교적 큰 분화를 일으켜 정상에서 1천500m 높이까지 연기를 뿜어냈고, 9시 3분에 재차 분화했다.

순다해협 일대에선 같은 날 오후 9시 27분께 쓰나미가 발생해 최소 168명이 숨지고 30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도 74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아낙 크라카타우의 분화가 순다해협에서 해저 산사태 등을 유발해 쓰나미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지진 활동 등 다른 전조 없이 갑작스레 쓰나미가 발생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BMKG 당국자는 "이번 쓰나미의 높이는 0.29∼0.9m 수준으로 비교적 작았기에 평소라면 큰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하필 태양, 지구, 달이 일직 선상에 있는 대조기(사리)를 맞아 해수면이 높아진 상태였기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분화, 쓰나미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