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사진)이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통상전쟁 휴전 기간에 합의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의 미래를 훔치려 한다”는 강경 발언도 내놨다. ‘대(對)중국 강경파’로 불리는 나바로 국장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기선제압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자국의 무역 및 산업 관행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기한 내 합의를 도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열어 90일 동안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협상을 벌이는 ‘휴전’을 선언했지만 완전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나바로 국장은 이어 “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일본, 유럽의 미래를 훔치려고 노력 중”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약속을 어겨온 오랜 역사가 있다”며 잇따른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위반 사례와 지식재산권 침해, 남중국해에서의 도발 사례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바로 국장은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계획인 ‘중국제조 2025’에 대해서도 “미래산업에서 중국이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붙여진 명칭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최근 중국이 ‘중국제조 2025’를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일본의 어느 누구도 중국이 목표를 단념했다고 진심으로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나바로 국장의 이 같은 강경발언에 대해 “중국 측에 안이하게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