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자리서 동석 대학생 성폭행한 혐의에 "증거 구성에 큰 문제"
류창둥 "법에 저촉된 행동 안했지만 가족에 사과"
美검찰, '성폭행 혐의' 中 징둥닷컴 회장 기소 않기로
미국 검찰이 성폭행 혐의를 받은 류창둥(劉强東·45) 중국 징둥닷컴 회장을 기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검사 마이클 프리먼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류 회장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한 결과 "증거 구성에 큰 문제"가 있었다는 뜻을 밝혔다고 로이터,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로 인해 합리적인 의심 이상의 어떤 범죄 혐의를 입증할 가능성이 매우 작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미네소타 경찰 수사와 검찰의 감시 영상, 문자 메시지, 증인 진술 등을 검토한 결과 검찰의 입증 책임을 다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져 기소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류 회장은 불기소 처분이 결정되자 즉시 공식 입장을 내놓고 가족과 회사 구성원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류 회장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근 몇 달간 미국에서 발생한 일로 나는 세간의 광범위한 주목을 받았다"면서 "사법 공정성에 간섭하지 않기 위해 온갖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기된 루머와 오보에 대응하지 않았고, 이는 내 지인들을 매우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미네소타 검경은 철저한 조사를 마쳤고, 오늘(21일 미국 현지시간) 나를 기소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며 "이 결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법에 저촉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찌 됐든 나의 행위는 우리 가정과 특히 나의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이에 대해 큰 자책과 후회를 했고, 이미 아내에게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우리 가정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할 것이고, 다시 가장의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또 이번 사건으로 주가 폭락 등 부침을 겪었던 회사와 이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한 징둥 구성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미네소타대학 칼슨 스쿨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류 회장은 저녁 식사 자리에 동석한 같은 대학 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8월 3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체포됐다가 다음 날 석방됐다.

미국 검찰은 지난 9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를 진행해왔다.

류 회장은 1급 성범죄에 해당하는 성폭행 혐의를 받았다.

류 회장 측은 그간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류 회장은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2위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 창업자로, 개인 재산이 75억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징둥닷컴은 이번 사건으로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