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10년 만에 대규모로 열린 개혁·개방 경축 대회에 전직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날 행사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등 현직 중국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좌우에 공산당 상무위원들이, 뒤편에 정치국 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한 연설에서 “개혁·개방 정책으로 중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면서 장, 후 전 주석에게 경의를 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후 전 주석이 집권했던 2008년 개혁·개방 30주년 행사에 퇴임한 장 전 주석이 참석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시 주석이 전임 지도자들에게 경의를 나타냈지만 그중 누가 초대됐나”라고 지적했다. 장 전 주석 재임 때인 1998년 20주년 경축 대회에도 물러난 전직 상무위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중국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 원로들이 참석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단결을 상징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져 왔다. SCMP는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 왜 은퇴한 원로들이 불참했는지, 아예 초대받지 못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겸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은퇴한 원로들이 초대장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외부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시 주석은 집권 6년 동안 당내 수많은 반대를 겪었다”며 “시 주석이 전임자들의 공을 치켜세운 것은 당내 지지가 절실한 때에 단결을 호소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전임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채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가 시 주석의 절대 권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