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달러 조달 대체방안 찾은 듯"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불사를 선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강경 태도에서 대폭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를 해소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강경 셧다운 위협에서 물러서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는 정부가 셧다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우리는 국경을 불법 이민과 마약 침투로부터 셧다운 시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각료들에게 국경 보호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 조달 방안을 찾아보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은 지난주부터 취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어조로부터 대폭 물러선 것으로 상원 공화당 지도부도 백악관의 태도 변화에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강경 입장 대폭 완화, 셧다운 가능성 크게 줄어
샌더스 대변인은 구체적 로드맵을 밝히지 않은 채 남부 국경장벽 건설에 필요한 50억 달러(약 5조6천억원)를 확보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국경보안 분야에 16억 달러를 계상한 상원 법안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며 5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한 다른 방안과 병행해 상원의 법안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코닌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텍사스)는 "그들이 모종의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우리에게 타결에 대한 일부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는 샌더스 대변인이 어느 법안을 지칭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자신은 이전보다 타결에 대해 보다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상원의 법안에 추가요구를 제의하는 등 '입법적 거래'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단 상원의 국경보안 확충 법안을 지지할 경우 현 의회와의 대치 국면에서 주요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정부 셧다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면서 셧다운 여부를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또 국경장벽 건설비용의 예산 포함을 계속 고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단지 "우리는 국경 안전이 필요하다"고만 답변했다.

민주당에 장벽 건설 예산 포함을 압박하면서 셧다운 불사를 공개 천명했던 앞서 입장과는 크게 달라진 것이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공화, 켄터키)은 이날 오전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뉴욕)에게 국경보안 확충을 위한 16억 달러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어젠다 부문에 10억 달러를 추가 제공하는 법안을 제의했으나 슈머 대표로부터 거절당했다.

7개 지출법안에 대해 행정부와 의회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2일 0시부터 부분적인 정부 업무정지가 발생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21일 오후 2주간의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로 떠날 예정이어서 예산안 처리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