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Fed)이 미국 동부시간 19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0일 새벽 4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끝내고 결과를 발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 실수하기 전에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설부터 읽어라"라는 트윗을 날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자 아침 "Fed는 잠시 멈출 때"라는 사설을 실었습니다. 미국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고, 중국과 유럽에서 경고 신호가 나오는 등 글로벌 경제 성장도 느려진 만큼 금리 인상을 멈추라는 겁니다.

WSJ은 선글라스를 끼고 어두운 방을 걷고 있다면 천천히 걷는 게 옳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경제가 계속 활력을 보이거나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하면 내년에 언제든 금리 인상을 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뭘 해도 실망할 수 있다는 불길한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Fed가 작년 10월 시작한 자산 축소도 멈추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미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한데 더 이상 줄어들지 않게 해라, 50B(500억 달러 긴축 프로그램)를 중단하라”고 한 겁니다.

하지만 Fed가 이번 회의로 시장을 부활시키기는 어렵지 않는가 하는 게 월가의 대체적 분석입니다. 유력한 시나리오 별로 살펴보면

① 금리를 올리고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2회로 낮춘다

=시장은 지금 시장을 보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0%대로 높게 봅니다. 하지만 내년에는 1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죠. 기대가 매우 크죠. 그래서 내년 인상 횟수를 2회로 낮출 경우 시장은 실망하거나 무덤덤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현재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② 금리를 올리고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1회로 낮춘다.

=이렇게 할 경우 가장 시장친화적일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문제는 가능성이 좀 적어 보인다는 것이죠. Fed가 지난 회의 때 점도표에서 3회 인상을 예고했는데, 석달만에 2회나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입니다.

게다가 실업률은 3.7%로 여전히 고용시장 상황은 괜찮아서 그렇게 확 줄일 명분도 크지는 않습니다. 노무라의 조지 곤클라브스 채권 전략가는 “증시는 Fed가 금리 인상을 거의 끝내거나 일시 중단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길 기대하고 있지만, Fed가 그렇게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③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Fed가 깜짝 놀랄 조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시나리오입니다. 이럴 경우 파월 의장이 발언 수위를 잘 조절해야합니다. 너무 세계 침체나 미국의 둔화 가능성에 대해 걱정할 경우 시장에 “경기가 정말 안좋구나”란 시그널을 줘서 오히려 폭락세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럴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파월 의장이 혹시 ‘금리 인상을 건너뛸까’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옵니다.

트럼프가 너무 난리치고 있어서 만약 금리를 안올리면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 "언론(WSJ)에 놀아난다" "Fed의 독립성을 해쳤다" 는 등 비난을 받게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MFR의 조시 샤피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자신이 트럼프와 WSJ에 굴복하고 있다고 느끼는 인상을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Fed에 대한 신뢰 약화로 이어지면서 향후 통화 정책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Fed가 뭘 해도 실망할 수 있다는 불길한 예고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