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유럽연합(EU)의 요구대로 내년도 재정지출액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는 과도한 재정 적자를 줄이라고 요구하는 EU와 갈등을 빚어왔다. 주세페 콘테 총리,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 등 이탈리아 정부 핵심 인사들은 지난 16일 밤 4시간여에 걸친 마라톤협상 끝에 새 예산안을 마련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EU가 만족할 만한 추가 예산 삭감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르면 18일 수정된 예산안에 대한 상원 동의를 받은 뒤 EU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탈리아가 적자 규모를 줄인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EU와의 합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탈리아는 지난 10월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는 내년 예산안을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했으나 거부당했다. 이후 적자 폭을 2.04%까지 줄인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EU는 GDP 대비 131%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이유로 적자 규모를 GDP 대비 0.2%포인트가량 더 낮추라고 요구 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