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워터게이트 수사' 압력…닉슨 비서실장은 옥살이
포드 보좌한 딕 체니, 국방장관 거쳐 부통령
가장 불운했던 비서실장으로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의 해리 홀드먼이 꼽힌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던 미 연방수사국(FBI)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18개월간 옥살이를 해야 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케니 오도널은 대통령 암살을 지척에서 지켜봐야 했다. 대통령이 암살된 날 출장 일정을 직접 짰다는 죄책감 때문에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했다.
격무일 수밖에 없는 백악관 비서실장을 무사히 마친 뒤 승승장구한 사례도 꽤 있다. 제임스 베이커는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재무장관과 국무장관을 차례로 지냈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 때 비서실장으로 선임됐던 딕 체니는 국방장관을 거쳐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8년 동안 부통령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람 이매뉴얼은 시카고 시장으로 재직 중이다. 에너지 회사 엑슬론의 회장이 된 새뮤얼 스키너처럼 비서실장 경력(아버지 부시 백악관)을 통해 민간에서 승승장구한 사례도 있다.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많은 미국 대통령이 비서실장 인선에 공을 들였다. 불륜 추문 때문에 우군이 필요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은 당시 백악관 예산국장이던 리언 패네타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패네타는 처음엔 고사했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끈질긴 요청을 받아들였고 근래 가장 성공적인 비서실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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