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이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중국이 수입 확대 조치 등 협상 카드를 내놓으면서 미국과 접점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곧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40%에서 15%로 낮출 것”이라며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 다만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가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불투명하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중국에 95억달러(약 10조6000억원)어치의 승용차와 소형 트럭을 수출했다. 미국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7.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산 석유와 대두(콩) 수입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엄청난 양의 미국산 대두를 살 것이라는 얘기를 오늘 들었다”며 “그들은 이제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다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미 정부가 농민들에게 지급하려고 했던 보조금도 연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잘되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춰 농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서 “쌍방은 양국 정상회담의 공통 인식을 실천하고 다음 무역협상을 추진하기 위한 일정표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