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구글에서 5000만명이 넘는 회원들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구글은 10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 플러스의 시스템 문제로 사용자 5250만명의 개인정보가 외부에 노출됐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지난 11월 진행된 구글 플러스 업데이트 과정에서 6일간 사용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 실거주지, 직업, 나이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해당 정보가 대중에 노출된 건 아니지만 앱 개발자 등 제3자가 열람할 수 있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미국 IT 매체들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유출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즉각적인 개인정보 도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페이스북, 쿼라 등 IT기업에서 대규모 정보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도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재발 방지에 힘쓰는 한편 이번 사건에 영향을 받은 사용자들에게 사과문을 보낼 예정이다. 내년 8월로 계획됐던 구글 플러스 개인회원용 서비스 중단 시점도 4월로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이미 저조한 이용률과 지난 10월 발생한 소규모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을 이유로 구글 플러스 개인회원용 서비스 폐쇄를 준비 중이었다.

한편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의회 증언을 앞둔 상황에서 대규모 정보 유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미국 의회의 거센 진상조사 요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피차이 CEO는 공화당 의원들이 제기한 구글의 정치적 편향성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11일 의회에 출석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