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공업이 5일 오사카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아일랜드계 다국적 제약사인 샤이어 인수안을 의결했다. 다케다는 매출 기준 세계 18위, 샤이어는 19위로 두 회사를 합치면 세계 8~9위 제약사로 도약한다.

다케다는 샤이어 인수에 7조엔(약 68조9815억원)을 투입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으론 사상 최대다.

다케다는 이날 주총을 마친 뒤 “샤이어 인수에 필요한 주식 발행 등의 결정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의안을 주주 88%의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다케다는 샤이어 인수자금을 현금(약 3조엔)과 신주 발행(약 4조엔)으로 충당할 계획이어서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했다.

다케다는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 거인들과의 규모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판단해 샤이어 인수를 결정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은 유럽과 미국 기업들이 구축한 공고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아시아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다케다는 글로벌 10위권 제약사로 거듭나면 신약개발 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간 4000억엔(약 3조9418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샤이어의 강점인 혈액종양제와 면역계통의 난치병, 유전병 등 희귀질환 치료약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웨버 다케다 사장은 “일본 내수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규모를 키우지 않고는 글로벌 제약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