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을 줄이기 위해 2016년 체결한 산유량 조절 협정을 연장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6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비(非)OPEC 연쇄 회의에서 생산량을 하루 최대 140만 배럴 줄이는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산유량 조절 협정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OPEC 산유국을 주도하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OPEC을 이끄는 사우디의 빈 살만 왕세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만나 의견을 나눴다. 푸틴 대통령은 “(감산) 규모에 대한 최종 합의는 없었지만 사우디와 함께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산유량 조절 협정은 2016년 11월 OPEC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멕시코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체결한 감산 협정이다. 당초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감산하기로 했지만 올해 말까지 합의를 연장했다가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재연장을 추진하게 됐다.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OPEC 경제위원회는 “내년 원유 수급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해선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량을 지난 10월 수준에서 하루 평균 130만 배럴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140만 배럴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등에 노골적으로 증산을 통한 유가 하락을 압박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