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2월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 2,000∼2,200 제시

미국과 중국이 양국 정상간 담판을 통해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일단 '휴전'에 들어가면서 부진을 거듭해온 국내 증시에 온기가 돌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은 최근 코스피 부진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향후 90일 동안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2천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던 관세율을 내년 1월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일단 유예됐다.

지난 7월 이후 서로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을 벌여온 양국이 이처럼 휴전 국면에 들어감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미중 휴전'에 증시 온기 돌까…"긍정적이나 불확실성도"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결과와 관련해 "양국의 갈등이 정점을 찍고 협상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내년 1월 추가관세를 부과했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락요인으로 작용하며 연초 증시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다행히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대화로 방향 전환을 했다"고 말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양국이 추가관세를 유예하고 협상 여지를 남겼다는 자체로 불확실성이 약화했다고 본다"며 "그것만으로도 시장은 안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일단 최악은 지나갔다고 본다"며 "특히 내년 초부터 부과하려던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연말 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증권사들이 제시한 12월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도 하단은 2,000∼2,050, 상단은 2,150∼2,200 수준으로 11월보다 조금씩 높여 잡았다.

크리스마스 시즌 전후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까지는 아니어도 10월 조정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코스피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미중 휴전'에 증시 온기 돌까…"긍정적이나 불확실성도"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불확실성의 완화 흐름 속에 대내적으로는 연말 계절성 수급 유입이 기대된다"며 "한국 증시는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저평가 받고 있어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추가 하락 위험이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달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주요 이벤트가 지나면 시장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의 재평가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증시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반등에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유럽 정치 불안, 무역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극적인 호재가 나타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베팅하기는 어렵다며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 수준이나 저평가 매력이 작용하려면 실적 모멘텀 둔화가 멈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조용준 센터장도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트럼프의 과거 협상 스타일을 보면 미중 무역이슈가 단기에 끝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