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정상회담 전격 취소 트럼프, 푸틴에 '싸늘'
크렘린 "양국 문제 논의 지연될수록 긴장 고조"
트럼프-푸틴, G20서 인사했나…언론 "안했다" vs 크렘린 "했다"
냉랭한 미·러 관계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인사를 나눴는지를 놓고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두 정상의 접촉 여부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G20 행사 기간에 열 예정이던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더 큰 관심을 끌었다.

인테르팍스 통신,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첫 회담 시작 전 참가국 정상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 시간에 서로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촬영장에 다른 정상보다 아주 늦게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푸틴 대통령이 자기 자리에 서 있었고 트럼프가 그를 지나쳐 갔지만 인사하지 않았다.

사진 촬영 뒤 회담장 원탁에서도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는 몇 자리 떨어진 곳에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

푸틴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반갑게 인사하고 한동안 대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사이 회담장을 오가며 참석자와 인사를 주고받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자리에는 다가오진 않았다.

적어도 사진 촬영장과 회담장을 찍은 영상에서만 보면 두 정상은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후 기자들에게 두 정상이 G20 행사장에서 서로 짧게 인사했다고 전했다.

유리 우샤코프 푸틴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 수석)도 두 정상이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두 측근은 그러나 언제, 어디서 미·러 정상이 인사를 주고받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함정 나포 사건을 이유로 아르헨티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20 행사장에서 BBC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이미 밝혔다시피 우크라이나 및 그 함정과 승조원들에게 일어난 일과 관련, 지금은 회담을 위한 적기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그와 만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그와 아주 좋은 관계다.

러시아, 중국, 모두와도 좋은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이는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그와 적당한 때에 만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페스코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은 양측에서 계획해야 한다.

한쪽에서만 계획할 순 없다"면서 "양국 간에 불거진 문제 논의가 지연될수록 이는 더 높은 수준의 긴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앞서 조율됐던 이번 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변화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성숙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G20 행사장에서 러시아가 참여하는 신흥국 경제모임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와 러·중·인도 3자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별도로 한 양자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논의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도 짧게 면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1일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취소로 빈 시간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트럼프-푸틴, G20서 인사했나…언론 "안했다" vs 크렘린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