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트럼프의 중동 평화계획 변수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두 국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측근 비리 의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지역균형 방침을 폐기하고 사우디와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비호하는 정책을 펴왔다. 팔레스타인 난민 자금지원 중단,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이란 핵협정 탈퇴,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지원 등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을 통해 “중동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라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은 오도된 환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사우디 왕세자와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외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미국의 중동 국가에 대한 영향력도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기 총선 압박을 받고 있다. 측근들의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가운데 아비그도르 리버만 국방장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와 휴전협정을 맺은 것에 항의하면서 사임했기 때문이다.

리버만 장관이 이끄는 극우정당이 이탈하면서 네타냐후 정부는 과반 의석을 간신히 유지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정치 혼란이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2월 발표할 예정인 중동 평화 계획에 변수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미국의 오랜 우방인 터키가 역내 패권을 잡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것도 변수다. 터키 정부는 최근 카슈끄지 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탄불 영사관에서 일어난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빌미로 경제제재 해제와 함께 2016년 군부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송환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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