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짜뉴스 통해 대만 정치 개입해 영향 미쳤다"
"2020 대권 노리는 여야 '잠룡들' 경쟁 본격화했다"


24일 치러진 대만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진당이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야당 국민당이 15곳을 차지한 데 비해 고작 6곳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대만언론 "민진당 참패, 국민 분노와 야당후보 돌풍 탓"

이에 대해 대만 언론은 독립 추구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민주 성지이자 민진당 텃밭인 가오슝(高雄)에서 일으킨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의 '한류'(韓流)의 돌풍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연합보는 이 같은 결과는 민진당 후보의 자질 부족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중앙 정부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면서 빠르게 여당 표가 유실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만약 민진당이 반성하지 않으면 2020년에 더 큰 패배를 맛볼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의 정치참여 의지가 2014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고, 중장년층의 대만 발전에 대한 요구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여야는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차이 총통의 '독단적인' 양안(중국과 대만) 정책으로 농어민, 관광업자들의 생계에 심한 타격을 받아 결국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마무리했다.

대만 빈과일보 역시 차이 총통이 중간고사에서 '낙제'를 받아 레임덕이 앞당겨지며 2020년 대선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고 운을 뗀 뒤 차이 총통이 개혁 과정에서 미흡한 행정능력으로 민심을 잃으며 결국 참패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오슝의 국민당 후보 한궈위의 돌풍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그가 이번 국민당 선거의 1등 공신"이라며 "그가 국민당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른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2016년 정권교체를 당하고 국민당 재산이 묶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민당의 한 당선자가 민진당 텃밭 가오슝에서 돌풍을 일으켜 국민당의 구세주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관중샹(管中祥) 중정대 신문방송학과 부교수는 한궈위 가오슝시장 당선자가 "'물건은 수출하고 사람들이 들어오는 가오슝을 건설하겠다'는 간단한 구호로 사람들의 동조를 끌어냈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호를 신속하게 전파하면서 빠르게 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빈과일보는 펑진펑(彭錦鵬) 대만대 정치학과 부교수의 말을 인용해 차이 총통이 집권한 후 연금 개혁, 주5일제 근무 법규, 양안 관계 정책 등에서 큰 실수가 있었던 것도 국민당의 대승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이 '가짜 뉴스'를 통해 대만 선거에 성공적으로 개입했다며 이번 성공으로 앞으로 중국의 대만 정치 개입이 심화할 것이기 때문에 여야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2020년 대선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만 언론은 각 당의 2020년 대선 후보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민진당의 경우 차이 총통의 최측근이었던 천쥐(陳菊) 총통부 비서실장은 이번 선거에 자신의 참모를 대거 투입해 가오슝 총력전에 나섰지만 대패하면서 향후 행정원장 직을 비롯한 대선 출마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관측했다.

빈과일보는 민진당 관계자의 말을 빌려 "2년 반 만에 이 같은 참패를 당하면서 차이 총통은 신뢰를 잃었다"며 대만 독립 지지자들은 대선 후보자로 라이칭더(賴�德) 원장을 추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국민당에선 2020년 대권을 놓고 수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기를 마친 뒤 더욱 인기를 구가하는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선거 초반 최대 조력자로 떠올라 새로운 맹주 자리에 오르면서 마 전 총통의 재출마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그밖에 허우유이(侯友宜) 현 부시장이 신베이시 시장 선거에서 100만 표 이상을 획득하며 대승을 거둔 가운데 그의 측근인 주리룬(朱立倫) 현 신베이시(新北) 시장, 우둔이 현 국민당 주석 등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대만 언론은 국민당 내에서는 이제 세대교체 시기가 왔다며 참신한 국민당의 실현을 위해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주라는 목소리도 많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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