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 경제성장률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여파로 동남아 국가 경제성장도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동남아 주요 5개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연율 환산)로 집계됐다. 이들 국가의 평균 성장률은 2017년 3분기 5.5% 이후 줄곧 5%대를 유지하다 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4%대로 떨어졌다. 5개국 모두 전 분기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개 분기 연속 둔화세를 보였다.

싱가포르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2.2%로 전 분기보다 1.9%포인트 하락해 5개 분기 만에 2%대로 내려앉았다. 공공 투자가 줄면서 건설 분야가 침체됐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전자부품 등 제조업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태국도 경제성장률이 3.3%로, 전 분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수입은 10.7% 늘어난 반면 수출은 0.1% 감소했다. 컴퓨터·자동차 부품 등의 대(對)중국 수출은 8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도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0.1%포인트씩 떨어져 각각 6.1%와 5.2%를 나타냈다. 말레이시아는 공공 투자를 줄이면서 4.4% 성장에 그쳤다. ADB는 내년 이들 5개국 성장률을 5.2%로 예측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수출 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는 내수 경기가 둔화됐다”고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