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이 자금 사정은 아직 좋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CNBC가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홍콩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지안광 션은 "투자 감소나 무역분쟁은 모두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소비 부진이 최대 위험 요인"이라며 "두어 달 지나면 소비는 지속해서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지난달 소비지표는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특히 자동차 판매량은 11.7% 감소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소매판매액은 작년 동월보다 8.6% 증가하는 데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치 9.2%보다 낮았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대니얼 집서 파트너는 "중국에선 경제가 나아지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차를 살 돈이 있는 소비자들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벌이는 무역 전쟁과 과도한 부채 외에도 위안화 약세와 주가 하락이 소비자의 신뢰를 흔들었다.

또 온라인 개인 간(P2P) 대출업체 줄도산 사태로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가 막대하고, 연간 소득보다 많은 가계 빚 등도 소비에 부정적 요인이다.

다만 중국의 소비 증가율 8.6%는 미국의 4.6%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비 지출이 여행과 건강관리, 외식 등의 부문에서 늘었다는 점을 주목했다.

CNBC는 카페 이용이 늘면서 최근 12개월 동안 베이징의 쇼핑몰에서 개업한 점포의 37%는 음식료업종이 차지했다고 전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JLL의 린다 유 분석가는 중국의 스포츠웨어와 인테리어 소품 매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소비는 전반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며 "과시를 위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핀테크 등 금융 서비스의 발전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이용이나 할부구매가 늘었다.

상하이에 있는 컨설팅업체 카프로나시아의 펠릭스 양 애널리스트는 "대출 업계가 소비자들에게 아이폰X 등 고가 제품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대륙의 수요 '흔들'…"중국인, 미래 걱정에 소비 주저"
하지만 중국에서 단기 소비자금융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부채 위기가 커지고 있다는 경고들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소득세 세액공제를 대폭 늘리고 주식시장 부양정책 등을 내놨지만 소비자 신뢰의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며, 소비가 소득 불균형 문제를 부각할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지안광 션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계층화라고 생각한다"며 "소비도 점점 계층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