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장하는 ‘유럽군’ 창설을 놓고 유럽과 미국의 대서양동맹에 균열이 커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연설에서 “진정하고 참된 유럽군을 창설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분담금이나 더 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을 저격하는 트윗을 잇따라 올렸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대항해 군대를 만들어 유럽을 지킨다고 한다”며 “1·2차 세계대전에서 전범국은 독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프랑스인들은 미국이 오기 전 파리에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었다”며 “NATO 분담금을 내든가 말든가”라고 조롱 섞인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는 마크롱 대통령이 26%밖에 안 되는 매우 낮은 지지율로 고통받고 있고 프랑스의 실업률은 거의 10%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는 다른 주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군 창설 카드를 꺼냈다는 주장이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군 창설 필요성을 제기하며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을 가상 상대국에 포함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모욕적”이란 반응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프랑스의 무역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문제는 프랑스가 미국산 와인 판매를 어렵게 만들고 많은 관세를 매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와인협회에 따른 미국산 와인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관세는 미국이 유럽산 와인에 매기는 관세의 2배 이상이다. 미국산 와인에 대한 EU의 관세는 750㎖당 11~29센트, EU산 와인에 대한 미국 수입 관세는 5~14센트 수준이다.

프랑스를 포함한 EU와 미국은 상대국에 가장 큰 와인 수출 시장이다. 아울러 트럼프 그룹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있는 와인 농장 겸 양조장인 ’트럼프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CBS는 전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