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ㆍIAEA 판단보다 훨씬 진전된 상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서방 정보당국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진전돼 있으며 만약 이란이 미국이 이미 폐기를 선언한 다국적 핵 합의를 탈퇴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서방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포린폴리시(FP)는 13일 이스라엘 정보요원들이 올 초 입수한 이란 자료 등을 서방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워싱턴 DC의 비영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를 이끄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란이 '아마도 수개월 내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란, 핵 합의 탈퇴 시 수개월 내 핵 제조 가능
그는 (핵무기 제조를 위해서는) 이란이 아직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필요가 있다면서 만약 원심분리기를 재가동하면 7-12개월 사이에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등 국제협상단과 핵 합의를 타결하기 전 핵무기 제조를 불과 2개월 남겨두고 있었으나 핵 합의에 따라 핵연료의 97%를 국외로 반출하고 대부분의 원심분리기를 파괴해야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보를 통해 드러난, 이란이 훨씬 진전된 핵무기 자체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우려스러운 발견이라고 지적했다.

이란과의 핵 합의는 무기급 핵연료 생산능력에 초점을 맞춰있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FP에 이스라엘 측이 확보한 자료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해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자료들을 검토한 데 따른 핵심 결론 가운데 하나는 이란이 서방 정보당국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진전돼 있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분량이 10만쪽을 넘는 이란 핵 관련 자료는 1999~2003년 기간을 다루고 있으며 미국과 IAEA가 그동안 이란의 핵 개발 진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저평가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은 그동안 이란이 운반 가능한 무기를 제조하려면 최소한 1년, 아마도 2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해왔으나 이 자료의 정보들은 이란이 이보다 훨씬 빨리 만들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FP는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3개월 내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당시 프랑스 정부 주장이 평가에 훨씬 근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는 올 1월 말 대담한 야간 침투 작전 끝에 테헤란의 한 보관소에서 자료들을 탈취했다.

이어 4월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폐기를 촉구하기 위해 자료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