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직후 향후 국정 운영에 관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충돌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7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지만 상원에선 의석을 더 늘렸다면서 '협치' 의지를 드러냈다.

평온한 분위기는 반이민정책에 대한 질문에 180도 바뀌었다.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는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으려 했다면서 이민자를 시위자 등으로 묘사한 정부 광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아코스타 기자가 러시아 스캔들을 거론하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로 충분하다. 자리에 앉으라. 마이크를 내어놓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진행요원이 아코스타 기자에 다가가 마이크를 빼앗으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잠시 말을 멈추며 회견이 중단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대로 나와 아코스타 기자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무례한, 끔찍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당신이 세라 허커비 샌더스(대변인)를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도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이 기자는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 기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열린 회견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러 차례 충돌한 바 있다.

맹공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분은 풀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아코스타 기자를 향해 "CNN이 많이 하는, 가짜 뉴스를 보도하면 당신은 국민의 적이 된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선거운동 기간에 한 "나는 민족주의자" 발언과 관련해서도 질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백인민족주의자와 나치에 찬성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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