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방송 중계 통해 대국민 연설…국민 단합 호소
이란 부통령 "제재 예외 인정은 미국의 실패 방증"
이란 대통령, 美제재 첫날 "석유 수출로 제재 부수겠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산 원유수출을 제한하는 미국의 2단계 경제·금융 제재가 발효된 첫날인 5일(현지시간) 제재의 부당성을 부각하면서 이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국제법에 어긋나는 미국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제재를 우리는 당당히 극복할 것이라고 선언한다"고 연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이 완전히 끊기기 바라겠지만 우리는 지금도 석유를 팔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팔아 그들의 제재를 무너뜨리겠다"며 "국민이 서로 돕고 일치단결하면 미국은 위대한 나라 이란에 더는 전쟁과 압박, 협박의 언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막으면 그 공백을 다른 산유국이 메우지 못한다는 것을 미국은 목도했다"며 "미국은 제재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척할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다른 나라를 괴롭히는 강대국을 상대로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과거 우리가 사담 후세인(이라크 전 대통령)에 대적했듯 우리 앞을 막아선 트럼프에도 맞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단 우리뿐 아니라 유럽의 정부와 기업가들조차 미국의 정책에 화가 났다"며 "전 세계 모두 트럼프 정부가 되도록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유럽 지도자들도 나와 만나 그렇게 말했다"고 비판했다.

8개국이 제재에서 예외를 인정받은 데 대해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의 승리 아니겠냐"며 "이란의 원유수출을 '0'으로 만들겠다고 했던 장본인(미국)이 스스로 그렇게 했다"고 지적했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부통령도 5일 "이란은 미국이 시작한 일방주의적 경제전쟁에 맞서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이겠다"며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도록 제재 예외국을 인정한 것은 미국의 실패이자 이란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5일 정기 브리핑을 통해 "이란은 더 심한 제재도 겪어 본 터라 이번 미국의 제재도 새로울 게 없는 심리전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번 제재도 결국 국제적 반대에 부딪혀 좌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럽과 중국, 러시아와 논의 중인 (달러화를 회피하는) 금융·통화 거래 수단을 최대한 빨리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5월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8월에 이어 이날 2단계 대이란 제재를 복원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란 국영석유회사 등 기간 국영기업과 이란산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거래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이 적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