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뒤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11월6일)에서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원 선거는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승부처다. 공화당은 상원 수성에 성공하며 의회 권력을 분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선거판세 분석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에 따르면 민주당이 하원에서 과반수(218석 이상)를 차지할 확률은 86%에 달한다. 공화당은 이 비율은 14%에 그쳤다. 전체 435석 중 민주당이 234석, 공화당은 201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금은 민주당 193석, 공화당 235석, 공석 7석이다. 민주당은 의석 수를 41석 늘리고 공화당은 34석을 잃는다는 계산이다.

리어클리어폴리틱스도 현재 하원 판세를 민주당 우세 203석, 공화당 우세 196석, 경합 36석으로 진단하며 민주당이 지금보다 26석을 늘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역대 미국 중간선거는 대부분 ‘집권당의 무덤’이었다. 이번에도 ‘이변’이 일어나긴 힘든 분위기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샤이 트럼프’의 결집이 막판 변수로 꼽힌다. 2016년 대선에서도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가 샤이 트럼프의 ‘조용한’ 결집을 읽어내지 못한 것이다. 공화당은 이번에도 대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상원은 정원 100명 중 이번 중간선거에선 35명만 교체하는데, 이 중 26명이 민주당이어서 선거 구도상 공화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51석에서 52석으로 늘리는 반면 민주당은 의석 수가 49석에서 48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간선거 결과 의회가 ‘하원 민주당, 상원 공화당’ 구도로 바뀌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 속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작년 12월 통과시킨 법인세·개인소득세 감세안을 ‘부자 감세’라고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처리하겠다고 한 ‘중산층 10% 감세’도 불투명해진다. 재정적자가 늘고 있어 재정지출 확대도 어려워진다.

무역전쟁은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골드만삭스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무역긴장을 낮출 법안을 제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대북 정책 전망은 의견이 갈린다. 민주당도 외교적 해법을 지지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과, 지금까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의견을 들어야하기 때문에 미·북협상 속도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보수층과 진보층이 첨예하게 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은 의회에서 벽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