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인에 "원숭이" 발언한 중국인 추방…인종차별 사례 곳곳에서 발생
아프리카 진출 확대하는 중국, '인종차별' 논란에 곤혹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워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는 중국이 인종차별 논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자신이 고용한 종업원을 "원숭이"라고 부른 한 중국인이 케냐 정부에 의해 강제 추방당했다.

이 영상은 한 케냐인이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이웃 나라 우간다에서는 중국인을 향한 '거친'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우간다인은 "(중국인이) 우리를 차별하거나 인종주의적 태도를 보인다면 이디 아민이 1972년에 한 일을 겪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디 아민 다다 전 우간다 대통령이 1972년 우간다의 경제를 지배한다는 이유로 수만 명의 남아시아인을 추방한 사건을 말한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앞세워 아프리카 진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일부 중국인의 부적절한 태도에 분노한 현지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는 중국인들이 값싼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 우간다 토종 기업을 망하게 한다며 수백 명의 우간다인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우간다 서남부에서 철도 공사를 하는 중국 기업 간부들이 우간다 현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심지어 구타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우간다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우간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인의 구타와 임금 미지급에 관련된 사례가 5건가량 제기돼 이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케냐에서는 중국이 투자한 32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철도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케냐인들이 중국인 간부의 차별과 인종주의 발언에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최대 교역국 지위를 차지했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인 100만 명 이상이 아프리카에 진출했다.

중국인들은 양계장에서 통신, 건설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의 각종 산업에 관여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전역에 차이나타운을 세우고 있다.

은퇴한 한 우간다 외교관은 "'원숭이' 발언은 중국인에게 중요한 교훈을 던져준다"며 "단 하나의 사건이 중국과 아프리카의 우호 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