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강국’일본의 자존심을 세웠던 닌텐도의 주력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의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지난 30일 발표한 닌텐도의 실적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 발매된 게임 소프트웨어들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소프트웨어들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앞으로 전망에 그늘이 드리웠습니다. 새로운 게임 대작을 내놓지 못하면 ‘닌텐도 스위치’도 자칫 흘러간 ‘옛 제품’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닌텐도가 지난 30일 발표한 2018회계 연도 상반기(4~9월)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증가한 645억 엔(약 6499억 원)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늘어난 3889억 엔(약 3조9187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닌텐도는 웃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적개선을 견인한 것이 ‘마리오 카트’ ‘젤다의 전설’ 같은 지난해 발매한 게임 소프트웨어였기 때문입니다. 올 4~9월에 100만개 이상 판매된 소프트웨어 중 70%이상이 지난해 발매된 것들이라고 합니다.
올해 골판지로 만든 핸들 등으로 자동차와 비행기를 조작하도록 한 ‘닌텐도 라보’등의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작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스위치 본체’의 판매도 주춤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 4~9월 본체 판매량은 507만대로 전년 대비 4%증가에 그쳤다고 합니다. 일본 내 판매는 전년 대비 줄었고, 전체 판매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북미에서도 판매 기세가 둔화될 기미라는 설명입니다.

‘닌텐도 스위치’의 사례를 보면서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도 어렵지만, 성공을 이어가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닌텐도가 위기를 넘기고 지속적인 발전을 해나갈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반짝 부활에 그친 것이었을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