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이 시장 개방을 하지 않으면 일본산 자동차에 2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다시 압박했다. 지난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신(新)밀월관계를 과시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농업단체 집회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아베 총리를 만나 “일본은 수백만 대의 차량을 수출하지만 미국은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무역 불균형에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 중이다. 일본은 소고기(38.5%)를 비롯해 미국산 농축산물에 평균 13.1%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부과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내년 개시될 미·일 물품무역협정(TAG) 교섭을 앞두고 일본으로부터 농산물 관세 인하 등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합류 요청을 거부하는 대신 양자 간 무역협정을 요구해왔다. 양자 간 협정이 미국의 이해를 더 반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자유무역협정(FTA)보다는 범위가 좁은 TAG 교섭을 내년 1월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규모는 688억달러로 중국(3750억달러), 멕시코(710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일본의 대미 수출품 중 자동차는 30%를 차지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