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필리핀과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문제를 본격 논의할 전망이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9일까지 필리핀에 머무르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하고,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료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동남아 국가들의 사회간접자본 개발 계획과 함께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됐고 연간 해상물동량이 3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변 국 사이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아키노 전 행정부까지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2016년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히며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알란 카에타노 필리핀 전 외무장관은 "두 나라가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에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필리핀이 자원개발 이익의 60%, 중국이 40%를 가져가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쉬리핑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필리핀과의 자원 공동개발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남중국해에 인접하지 않은 국가들의 간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과 필리핀이 공동으로 미국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또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 가능성도 타진될 것으로도 내다봤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무역분쟁에 이어 남중국해에서 무력 갈등도 빚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 해군 태평양함대 이지스 구축함인 디케이터함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지역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뤄양급 구축함을 디케이터함 41m(45야드)까지 접근시키며 대치 상황을 만들었다. 이에 미국은 지난 19일 남중국해에 전략폭격기 B-52 2대를 출격시키며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고 오는 11월에는 남중국해에서 태평양함대의 대규모 훈련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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