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행사 연설서 사우디에 거듭 촉구…"사우디 검사장 28일 터키방문"
터키·사우디 외교장관, 전화 통화로 카슈끄지 사건 의견 교환
에르도안 "카슈끄지 시신 소재·지시윗선 밝혀라…증거 더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라고 사우디를 거듭 압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소속 '정의개발당'(AKP) 지역위원장 행사에서 카슈끄지의 시신 소재와 살해를 지시한 주체를 밝히라고 사우디에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가 살해됐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사우디는 그의 시신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신 처리가 현지 조력자에게 맡겨졌다'는 사우디 당국자의 언급을 거론하며, 현지 조력자의 신원을 밝히라고 사우디에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에서 체포된 18명에게 지시를 내린 자는 누구인가? 누가 이스탄불로 15명을 보냈는가?"라며 23일 연설에서 던진 질문을 반복했다.

그는 "터키는 카슈끄지 피살사건에 관해 공개한 것 외에 다른 증거가 더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검사장이 28일 이스탄불을 찾아 카슈끄지 사건을 담당하는 이스탄불 검찰을 만날 것이라고 이 자리에서 공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를 거듭 압박하면서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계속 자제했다.
에르도안 "카슈끄지 시신 소재·지시윗선 밝혀라…증거 더있다"

이날 터키와 사우디 외교장관이 전화 통화를 하고 카슈끄지 사건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 정책과 왕실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재미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재혼에 필요한 서류를 수령하러 주(駐)이스탄불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사라졌다.

언론을 통해 카슈끄지가 왕실이 파견한 '암살조'에 의해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되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우디 정부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언론을 통해 수사정보가 계속 유출되며 의혹이 확산하자 18일 만에 카슈끄지가 우발적으로 숨졌다며 그의 사망을 시인했고, 25일에는 '계획적 살인'으로 보인다며 마지못해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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