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생산량 5년來 최저
36% 감축…가격 급등 예고
美 작년 수입량 78%가 중국산

'회심의 무기' 꺼내든 시진핑
트럼프도 관세 못 매긴 美 약점
G20회담 앞두고 양국 실무접촉
중국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희토류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통상압박이 갈수록 거세지자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카드로 희토류 수출 제한을 꺼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세계 희토류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생산량을 축소하면 희토류 가격이 급등해 미국 등 주요국의 첨단제품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진다.
희토류 생산 확 줄이는 중국…美 첨단산업 '급소' 찌르다

◆통상전쟁에 희토류 무기화 나선 中

희토류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아마다스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올 하반기 희토류 생산 쿼터(할당량)를 45만t으로 정했다. 이는 기존보다 36% 줄인 것으로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이다. 중국 국내 수요만 겨우 충족할 수 있는 양이라고 아마다스는 설명했다.

중국의 생산량 축소로 희토류 가격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스티유는 희토류의 하나인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산화물(PrNd Oxide) 가격이 1년 내 10~50%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5년간 두 배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연간 약 15만6000t의 희토류를 공급하고 있다. 세계 공급량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희토류 품귀에 대비해 희토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기업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는 데 혈안이 됐다고 아마다스는 전했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량 감축에 나선 것은 미국을 겨냥한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의 78%가 중국산이었다. 희토류는 올 7월 미국 정부가 공개한 관세 부과 품목 초안에 포함됐지만 지난달 17일 발표한 최종 목록에선 빠졌다. 중국 외에 마땅한 수입처가 없어서다.

미국산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관세 폭탄을 대부분 소진한 중국이 가장 강력한 카드로 희토류를 활용할 것이란 관측은 이전부터 제기돼왔다. 실제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한 전례가 있다. 2010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두고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 중국은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금지해 사흘 만에 일본의 양보를 얻어냈다.

◆미·중 베이징에서 실무 접촉

미·중 양국이 통상전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실무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달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양자회담을 앞두고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양측 당국자가 만났다고 26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앨런 털리 미 상무부 부차관보가 지난 17일 베이징에 도착해 19일 출국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재계 대표들과 중국 경제학자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털리 부차관보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 당시 미국 측 대표단 일원이었다.

미·중 통상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세안+3(한·중·일) 거시경제 조사기구인 AMRO는 2035년까지 중국의 아세안 투자가 5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희토류

희토류(稀土類)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란탄 등 희귀 광물질 17종을 가리키는 것으로 첨단산업에 쓰이는 필수 원료다. 휴대폰,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첨단제품과 미사일, 레이더 등 첨단 군사무기의 핵심 부품에 사용된다. 철강, 세라믹 등 전통 산업 분야와 재생에너지, 의료 분야에도 빠지지 않고 쓰인다.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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