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와 무관" 거짓 의혹
터키 신문 "요원이 네 번 전화"
에르도안 "23일 낱낱이 공개"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피살된 현장에서 사우디 요원이 왕세자실로 발신한 전화 통화 기록 4건이 확인됐다”고 터키 친정부 일간지 예니샤피크가 22일 보도했다. 사우디 왕실과 왕세자는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무관하다고 한 사우디 정부 발표와 상반되는 정황이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신문은 “최근까지 왕세자의 해외 방문 수행단에 포함됐던 현장 요원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가 본국 왕세자실 책임자 바데르 알아사케르와 네 차례 통화했다”며 “왕세자실 외 미국 내 한 번호로도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보도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면 카슈끄지가 그의 귀국을 설득하러 온 일행과 몸싸움을 벌이다 우발적으로 숨졌으며 국왕이나 왕세자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사우디 정부의 발표와 배치된다. 전날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카슈끄지 작전은 상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CNN은 “사우디 요원 중 한 명이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들어갈 당시 입은 것과 같은 옷을 입고 그가 살아서 영사관을 나간 것처럼 보이려 했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이 담긴 카메라 영상도 공개했다. 터키 국영 방송사 TRT도 비슷한 영상을 내보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개국은 2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추가로 조사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랜드 폴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은 이날 “경제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왕세자를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그(왕세자)는 진정한 애국자며 사건이 그의 책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사우디 왕실을 두둔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의 한 행사장에서 “23일 적나라한 진실이 낱낱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이현일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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