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軍수뇌부 물갈이 인사 앞두고 유임론 개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경질 가능성을 거론하자 상·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제동을 거는 분위기다.

내년 군 수뇌부의 대폭 교체를 앞둔 마당에 국방수장을 바꾸는 것은 국가안보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정감 있는 매티스 장관까지 내보내면 정부 고위직 인사에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의원은 지난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의 경질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고 국가안보에 도움이 안된다"고 반대했다.

다른 의원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리드 의원은 전했다.
美의원들 '매티스 구하기'…"경질은 국가안보에 도움 안돼"
하원 군사위원회 애덤 스미스(민주·워싱턴) 의원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매티스 장관을 현재의 자리에 있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호응했다.

스미스 의원은 "대통령의 고약한 성향을 제어하면서도 함께 손발을 맞춰 일하는 능력을 갖춘 것 같더라"며 매티스 장관을 치켜세웠다.

공화당에서는 하원 군사위원장인 맥 손베리(텍사스) 의원이 '총대'를 맸다.

그는 지난달 '가능한 오랜 기간 매티스 장관을 국방부 장관직에 두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후 매티스 장관의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지난달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나왔다.

매티스 장관이 성전환자 군 복무 금지, 주한미군 장병의 가족 동반 금지 및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이란핵합의 탈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련 정책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처신했지만, 매티스 장관은 여러 현안에서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난맥상을 그린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서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고 언급한 것으로 기술되기도 했다.

물론 매티스 장관은 이런 내용을 부인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삐걱거린다는 소문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급기야 매티스 장관의 교체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은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도 "나는 그가 일종의 민주당원이라 생각한다", "그가 떠날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떠난다.

그것이 워싱턴"이라는 등의 말로 경질론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리드 의원은 "만약 매티스 장관이 떠난다면, 불확실성의 문제가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내년에는 주요 군 지휘관들이 잇따라 퇴임하고, 매티스 장관은 후보자 추천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폴 셀바 합참참모본부 차장을 시작으로 마크 밀리 육군참모총장,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존 리처드슨 해군참모총장의 퇴임이 내년 7∼9월 예정돼 있다.

리드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연속성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매티스 장관은 그 연속성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