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입해 내년에 인공지능(AI)을 가르치는 단과대를 신설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새로운 단과대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3억5000만달러를 기부한 스테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의 이름을 따 ‘MIT 슈워츠먼 컴퓨터 칼리지’로 명명된다. 라파엘 리프 MIT 총장은 “슈워츠먼 칼리지는 글로벌 AI·컴퓨터 연구와 교육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대학 목표는 ‘미래의 이중언어인’을 산출하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이중언어인이란 컴퓨터 기술에 능숙한 생물·화학, 경제학, 정치학, 역사학, 언어학 전공자”라고 그는 부연했다.

MIT는 50명의 교수를 채용해 학제 간 연구 중심 커리큘럼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로 임용하는 교수 절반은 컴퓨터과학 부문 출신, 나머지 절반은 다양한 연구 부문 출신으로 채울 예정이다. 내년 여름 선발하는 대학원 과정에 코딩을 배우지 않은 학사 졸업생도 입학을 허용하기로 했다. 보스턴 근교 MIT 캠브리지캠퍼스에 2022년까지 인공지능대학 건물도 건립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AI 시대 중국의 부상을 지켜본 미국의 민간 오피니언 리더들이 위기를 느끼고 스스로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2030년 AI산업 선도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슈워츠먼 회장은 “MIT가 인공지능이 나아가야 할 길의 이정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미국이 AI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선 막대한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 정부에 상기시키는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