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음악 스트리밍 기업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가 당초 이달로 계획한 기업공개(IPO)를 11월 이후로 연기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IPO에서 제값을 받지 못할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의 자회사인 텐센트뮤직은 250억~3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4월 상장한 스웨덴 음악 스트리밍 기업 스포티파이와 함께 올해 뉴욕증시의 ‘IPO 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中 IT 공룡' 텐센트의 수난…시총 반토막·자회사 美 상장 연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텐센트뮤직이 글로벌 증시의 투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IPO를 미루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텐센트뮤직은 상장 주관사인 메릴린치,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과 공모가 산정을 논의하던 중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다음주 투자자와 만나는 로드쇼를 열고 이달 하순 미국 증시에서 거래를 개시하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말했다.

텐센트뮤직 실적엔 문제가 없다. 텐센트뮤직의 올 상반기 매출은 86억1900만위안(약 1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92%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억3200만위안에서 21억1200만위안으로 세 배가 됐다. 미국 IPO 시장 분위기도 좋았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 수는 193개, 공모 자금은 527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6% 늘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글로벌 증시 분위기가 바뀌면서 계획대로 IPO를 진행했다가는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미 증시에서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모기업인 텐센트 주가도 홍콩 증시에서 최근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6.8% 급락했다. 이에 따라 한때 6000억달러에 육박했던 텐센트 시가총액은 2500억달러 선으로 줄었다. 전 세계 5위였던 시총 순위는 11위로 내려갔다.

텐센트 주가 급락은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게임 부문이 중국 정부 규제로 타격을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국 정부는 은행 등 기존 금융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텐센트를 비롯한 인터넷기업의 금융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