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와는 역전…'슈퍼팩' 정치자금은 여전히 공화 우세



미국 월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민주당 후보들에게 대거 후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 금융, 보험, 부동산 업계 등으로부터 민주당 후보들은 공화당 후보들보다 500만 달러(약 56억 원) 더 많은 후원금을 모았다.

이는 지난 2016년과 2012년에 공화당 후보들이 민주당에 비해 각각 5천만 달러와 1억 달러 더 많은 후원금을 모았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대비되는 상황이다.

증권·투자 분야의 후원자들로부터도 민주당 후보들은 올해 3천930만 달러를 모금, 공화당 후보들의 2천800만 달러를 앞질렀다.

2014년의 경우 공화당은 4천150만 달러를 모금한 데 비해 민주당은 2천800만 달러를 모으는 데 그쳤었다.

NYT는 공화당이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안을 통과시키고 주식시장의 호황과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가가 공화당보다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더 많은 후원금을 내는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후원금 모금을 해온 한 인사는 미 거물 정치인인 밋 롬니 유타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와 관련, "롬니 후보의 많은 후원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상당수의 후원자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지난달 뉴욕 맨해튼에서 비교적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4명의 민주당 하원 후보를 위한 모금행사를 벌였던 찰스 마이어스는 "후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제로서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후원금이 몰리는 현상에 대해 일부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으로 기존의 대규모 세금공제 혜택이 사라진 데 대한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주 등의 분노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특히 대학교육을 받은 유권자들 사이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정책에 대한 불만 등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그러나 정치자금을 무제한으로 모금할 수 있는 슈퍼 팩(Super PAC)을 통한 후원금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전체 후원금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월가로부터의 슈퍼 팩 후원금은 여전히 공화당에 더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슈퍼 팩은 기부 액수에 제한이 없으며 다만 직접적인 선거운동은 할 수 없고, 광고를 통해 지지 후보나 정당을 표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