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물류업체와 손잡고 2022년까지 물류 데이터를 전면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물류 빅데이터를 취합해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경제의 고질병이 되고 있는 물류 분야의 일손 부족 문제를 풀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6일 “일본 국토교통성과 경제산업성이 일본 최대 물류업체인 야마토홀딩스 등과 손잡고 물류업자와 생산업체, 소매점이 주요 상품의 물류 흐름을 공유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면 공동 수송 같은 물류 효율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다.
日, 물류데이터 공유해 생산성 향상 나선다
일본 정부는 2022년까지 물류 데이터 공유 기반을 구축한 뒤 일반 기업에 빅데이터를 개방할 계획이다. 관련 산업 분야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류 데이터 공유 기반 구축에는 일본 대표 물류회사인 야마토홀딩스를 비롯해 히타치물류와 정보기술(IT) 시스템 개발업체 SG시스템 등이 참여한다.

이와 함께 생산자부터 물류업체, 소매점까지 공유할 정보의 기준을 통일하기로 했다. 운송할 상품의 내용과 수량, 트럭의 위치정보, 전표 등 다양한 데이터의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 일본은 제품 생산업체와 물류업체, 소매점이 개별적으로 물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상호간 데이터 교류가 없어 제품 생산량을 결정하거나 재고관리를 할 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생산회사와 물류회사, 물류회사와 소매업체 간 종합적인 물류 효율성 개선 없이는 물류 분야 인력난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트럭 운전기사 등을 포함한 운송부문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명당 일자리 배율)은 2.98배로 전 직종 평균(1.63배)을 2배 가까이 웃돌고 있다. 그만큼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물류정보 공유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마친 뒤에는 물류 데이터를 중립적 처지에서 관리하는 공동 출자회사를 설립할 방침이다.

공동 출자회사를 통해 물류시스템 개발 여력이 없는 중소업체와 전자상거래 업체, 창고업체 등도 물류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의 물류 빅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돼 새로운 사업도 다수 창출될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운송 차량의 적재율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일본 물류회사 운송트럭의 적재율은 30%대 후반에 불과한데 물류 빅데이터 활용이 활성화되면 적재율을 20%포인트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적재율이 높아져 차량 운용을 효율적으로 하면 그만큼 운전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밖에 일본 정부는 대형 편의점 등과 협력해 상품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자동으로 파악하는 집적회로(IC) 태그를 2025년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IC 태그 도입이 일반화되면 어느 공장에서 언제 만든 물건이 어떻게 팔렸는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과잉 생산·배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