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종전선언' 맞교환 접점마련 관건…핵신고 미루는 중재안 통할까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조율…'한반도 비핵화·평화프로세스' 풍향계
폼페이오 4차 방북길 올라…'평양담판' 북미빅딜 전기 마련 주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장관이 5일(현지시간) 4차 방북길에 올랐다.

지난 7월 초 이뤄진 3차 방북 이후 약 3개월 만의 평양행이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평양행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얼개를 짜는 한편,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맞바꾸는 빅딜의 향배를 가를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미 정상 간 2차 핵 담판의 전초전 격인 '평양 담판'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날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먼저 6일 일본을 방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을 만난다.

그는 7일 당일치기로 평양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을 면담한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중점적으로 조율하는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치 간 빅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당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친 8일에는 중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이번 순방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방북에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동행한다.

지난 8월 임명된 비건 특별대표로선 이번이 '평양 데뷔전'인 셈이다.

그의 이번 방북은 그동안 답보상태이던 북미 대화의 본격적인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자 이후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프로세스 로드맵의 흐름을 가늠하게 할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8월 말 4차 방북을 할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4일 비핵화 진전의 부족을 이유로 들어 이를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이번 '평양 담판'의 일차적 임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 등 '실행계획'을 조율하는 것이다.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중간선거 이후 제3국에서 회담이 열리는 방안에 무게가 실려 온 가운데 평양에서의 논의 결과에 따라 중간선거 전으로 당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소와 날짜는 서로 연동된 문제여서 시기에 따라 장소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관심이 쏠리는 건 비핵화의 조속한 실현 방법에 대한 논의를 포함, 북미 빅딜과 관련해 어느 정도 결실을 이뤄내느냐이다.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폐쇄,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 시설 영구폐기 등 9월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내용 외에 북한 측의 '플러스알파(+α)' 비핵화 실행조치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려온 가운데 그동안 '선(先) 핵 리스트 제출'과 '선(先) 종전선언'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온 북미가 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다.

북한은 종전선언과 함께 제재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4일 북한과 무기 및 사치품을 불법 거래한 혐의로 터키 기업 및 터키인 2명, 북한 외교관 1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단행하며 '제재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는 등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두고 양측간 기 싸움도 가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핵신고를 뒤로 미루고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와 종전선언을 맞바꾸자는 중재안을 제시함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기간 이러한 방안이 북미 간 교착을 뚫는 돌파구로서 본격 논의될지 주목된다.

강 장관이 언급한 중재안은 신고-검증-폐기의 전통적 순서를 뒤엎는 해법으로, 북미가 이를 통해 접점을 마련한다면 향후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의 핵심 요소이자 검증·사찰의 전제조건인 '핵 리스트 신고'를 쉽게 접긴 힘들다는 점에서 종전선언에 상응할 등가 조치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플러스알파'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방북 기간 누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나설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유엔총회 기간인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동하면서 협상 상대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서 리 외무상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핫라인이 유지돼온 김 부위원장이 계속 카운터파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7월 초 3차 평양행 이후 '빈손 방북' 논란으로 후폭풍에 직면한 폼페이오 장관으로선 4차 방북을 앞두고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를 향한 길을 건설해 나가는 노력을 이어가는 데 있어 (북미 서로에 대한)보다 깊은 이해와 심화한 진전, 그리고 발전된 논의를 이루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낙관적"이라면서도 "시간 게임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미국 조야에서는 이번 방북 전망을 놓고 여전히 회의론이 고개를 든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구애하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지렛대가 결여된 상태에서 방북하게 됐다"며 한국과 중국, 러시아의 제재완화 움직임과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망으로 지렛대가 약화한 가운데 방북이 이뤄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외부로 알려진 것 외에 북미 간 물밑조율 과정에서 '플러스알파'에 대한 논의가 진전됐을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비건 특별대표를 미국 측 대표로 한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 실무협상 채널도 본격 가동될지도 관심을 끈다.
폼페이오 4차 방북길 올라…'평양담판' 북미빅딜 전기 마련 주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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