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지난달 27일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는 내용의 예산안을 수립,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3%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골드만삭스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탈리아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제와 재정수지를 압박할 것”이라며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부터 저소득층에 월 780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금융시장에선 이탈리아가 다시 재정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일 한때 전날보다 0.14%포인트 오른 연 3.44%로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8월31일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했지만 향후 전망은 부정적으로 내다본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이탈리아 국채를 내다 팔면서 금리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2.4%로 예상했다. 당초 지오바니 트리아 재무장관이 적정한 목표라고 밝힌 1.6%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몇 개월 안에 의회에 제출될 내년도 예산안은 정부의 재정적자를 크게 키울 것”이라며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에 근접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 등으로 유럽집행위원회(EC)와 이탈리아 간 예산안 협의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15일까지 예산안을 EC에 제출해야 한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