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를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트윗을 올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사기 혐의로 27일(현지시간) 고소했다. 머스크의 유죄가 인정되면 공개기업 경영자로서의 권한이 박탈될 수 있다.

SEC는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머스크가 거짓되고 사실을 오도하는 언급을 함으로써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한 고지를 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소식이 알려진 직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1% 폭락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8일 트위터에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며 “자금이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와 관련한 주가 전환 제안가는 주당 420달러였다. 머스크의 트윗 이후 테슬라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머스크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테슬라의 비상장 전환 계획은 백지화됐다. SEC는 테슬라에 소환장을 보내 머스크 트윗의 진위와 투자자 보호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고소를 통해 소셜미디어에 기업 정보를 올리는 것의 위험성이 부각됐다고 보도했다. SEC는 CEO의 발언에 대한 책임이 기자회견이나 콘퍼런스 같은 공개적 자리가 아니라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행해졌을 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스테파니 에버키언 SEC 국장은 “공개기업의 CEO는 주주에 대한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투자자 대중에게 제공되는 언급의 정확성과 진실성에 대한 세심한 책임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SEC의 부당한 행동으로 슬프고 실망스럽다”며 “나는 항상 진실, 투명성, 투자자들의 최대 이익을 위해 행동해왔다. 청렴성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나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손상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