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경쟁당국이 동남아시아 차량호출 업체 그랩과 우버에 106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장악한 그랩에 동남아 현지 사업을 넘긴 우버의 거래가 공정 경쟁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24일 우버에 658만싱가포르달러(약 53억8000만원), 그랩에 642만싱가포르달러(약 52억5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각각 매겼다고 현지매체인 채널뉴스아시아가 보도했다.

두 회사는 지난 3월 우버의 동남아 사업 전부를 그랩에 넘기고 그랩은 합병회사 지분 27.5%를 우버에 주는 ‘빅 딜’에 합의했다. CCCS는 “이 거래로 그랩이 80%가량의 시장을 점유하고 경쟁사의 시장 확대를 어렵게 하면서 이용요금을 10~15% 인상했다”며 “경쟁을 해치는 불가역적이고 완전한 합병을 단념시키려고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랩은 본사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당국은 또 “이용객이 받는 포인트와 운전기사들의 인센티브가 줄었다는 민원을 많이 접수했다”며 그랩에 시정할 것을 지시했다. 또 싱가포르 운전기사들에게 다른 차량호출 업체를 동시에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경쟁을 해치는 규정을 없애라고 요구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