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일자리가 없다”고 푸념한 20대 청년에게 “일할 의지나 의욕만 있다면 어디든 일자리는 있다”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엘리제궁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력서를 곳곳에 보냈지만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25세 청년에게 “내가 가는 호텔과 카페, 레스토랑, 건설 현장에선 사람이 부족하다고 난리”라며 “파리 몽파르나스에 가면 일자리를 쉽게 찾을 것”이라며 구직 눈높이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이어 “내가 길 하나만 건너면 당신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수 있다”며 “그러니 더 시도해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에게 취업난을 호소한 청년은 조경사 지망생이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발언이다” “30초 만에 상대방에 대한 경멸과 공감 결핍, 무지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헛된 위로보다 진실을 말하는 게 낫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쏟아져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프랑스 식당과 호텔업계는 구인난을 호소하며 불법 이민자 채용을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식당과 호텔업계에선 13만여 개의 일자리가 주인을 찾지 못해 비어 있는 상태다. 프랑스 청년층은 요식업계가 상대적으로 노동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이 업계 취업을 꺼리는 경향이 짙다. 일자리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프랑스의 청년실업률은 20.4%(7월 기준)에 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 복지계획을 발표하며 “4년간 총 80억유로를 들여 빈곤 퇴치 및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