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연립여당과 중도우파 성향의 야권연맹이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반(反)난민과 복지개혁 등을 내세운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이 제3당이 되면서 캐스팅보트(결정권)를 행사하게 됐다.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 열풍이 스웨덴으로까지 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 공영방송 SVT 등에 따르면 사회민주당 녹색당 좌파당으로 이뤄진 연립여당은 40.6%, 보수당 중앙당 기독민주당 자유당으로 구성된 야권연맹은 40.3%를 득표했다. 의석 수로는 전체 349석 중 연립여당이 144석, 야권연맹이 143석을 얻을 전망이다. 사민당은 28.4% 득표율로 제1당 자리를 유지했지만 1908년(14.6%) 후 110년 만에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이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은 17.6% 득표율(62석)로 사민당과 보수당(19.8%)에 이어 제3당을 차지했다. 스웨덴민주당의 선전은 반난민 정서와 복지정책에 대한 회의론 등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스웨덴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다. 인구 대비 난민 비율이 5% 이상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다.

난민에게 내국인과 같은 복지를 제공하는 것에 반감이 커지면서 사민당의 복지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은 “망명 신청자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면서 복지제도 우려가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