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원 유세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수년간 부채질해온 분노를 이용하고 있다”며 “분노와 피해망상의 정치는 보수주의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라스무센 조사서 48%…같은 날 발표된 WP-ABC 조사선 3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지율이 48%에 이른다며 자화자찬하는 트윗을 올렸다.그리고 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온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은폐 조사"라 부르며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지속적이고 극심한 가짜뉴스에도 불구하고 라스무센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8%가 나왔다"며 "선거날보다 높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도 높다"고 썼다.그는 "라스무센은 대선 때 가장 정확했던 여론조사 기관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기관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48%,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50%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다른 여론조사 기관보다 라스무센의 조사 결과를 더 신뢰한다며 트위터에 종종 인용하곤 했다.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2010년 8월 31일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8%로, 트럼프 대통령과 같다.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여론조사 결과에 불만을 표시했다.그는 "ABC/WP는 2016년 대선 2주 전 조사 당시 단연코 가장 부정확했던 곳이었다"며 "나는 그것을 은폐 조사라 부른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심지어 그들은 선거날까지 그것을 제공했다.그들은 절대 깨우치질 않는다!"고 트윗했다.ABC-WP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36%,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였다.지난 4월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이 40%였던 것에 비하면 4%P 낮다.당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6%였다.응답자의 63%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지한다고 했고, 29%는 반대한다고 답했다.또 응답자의 53%는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조사를 방해하려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반대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35%였다.경제와 관련해선 비교적 후한 평가가 나왔다.응답자의 45%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반대한다는 의견은 47%였다./연합뉴스
"정치적 투쟁을 숭고하게 여겨…높은 이상의 청지기로 복무"2008년 대선 때 민주·공화 대선후보로 맞붙어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의 별세 소식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지난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매케인 의원과 맞붙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신과 메케인 의원이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좀 더 숭고한 것, 즉 수세대에 걸친 미국인과 이민자들이 똑같이 싸우고, 전진하고, 희생했던 이상(理想)에 대한 신의"는 공유했다고 말했다.오바마 전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우리의 정치적 투쟁을 명예로, 숭고한 것으로 여겼고, 국내에서는 이러한 높은 이상의 청지기로 복무하고 전세계에 이를 내놓을 기회로 봤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효과냐, 오바마 행정부 과실 따 먹기냐.’미국 경제의 고속 성장 배경을 두고 미국 내에서 ‘공(功) 다툼’이 치열하다. 11월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야당인 민주당 측의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저명 경제학자인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세제 개혁은 기업의 세금 구조를 개선해 장기 투자와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용과 실질임금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며 “에너지, 환경, 금융분야에서의 규제변화(완화)도 성장 친화적”이라고 평가했다. 미 월스트리트에서는 현재 미국 경기 호황의 핵심 요인으로 대부분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정책을 꼽고 있다.트럼프 행정부도 ‘경제 성적표’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경제 성적표가 중요하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감세로 60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새로운 보너스와 더 좋은 봉급, 일자리를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반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일했던 리처드 스텐겔 전 국무부 차관은 지난달 27일 트위터에서 지금의 미국 경제 호황을 ‘오바마 효과’로 돌렸다. 그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미국 경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침체에서 벗어나게 하고 실업률을 낮추고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경제 구조와 정책을 만든 덕분”이라고 적었다.미 상무부가 올해 2분기 성장률이 4.1%(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경제적인 면에서 세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고 밝힌 걸 겨냥한 말이다. 스텐겔 전 차관은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후행지표일 뿐”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효과가 지금의 경제성장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지난 6일 파이낸셜타임스 칼럼에서 “2016년 대선 때 이미 2017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2.2%, 2018년 성장률은 2.1%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은 통계 오차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또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미국 투자가 줄어든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재정 지출로 경기 하강 시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고 비판했다.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