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이 근로자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를 주는 대기업에 징벌성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발의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은 직원 500명 이상 기업의 근로자가 푸드스탬프(보충영양지원), 메디케이드(의료비보조), 공영주택 등 연방 정부의 저소득층 복지혜택을 받을 경우, 그 만큼의 세금을 회사에 부과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을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저스의 이름을 따 ‘베저스법’이라고 소개했다. 아마존은 물류 센터 등에 저임금 근로자를 대거 고용하고 있다. 아마존의 총 근로자 수는 57만5000명으로, 민간부문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많다.

샌더스 의원은 아마존의 중위임금(전체 근로자별 급여의 중간값)이 2만8446달러로 경쟁업체 평균보다 9%가량 적고,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14.8달러에 불과해 적정 생활 유지에 부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은 아마존이 지난 4일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19조원)를 돌파하자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 가치는 1조달러인데 직원 수 천 명은 생존을 위해 푸드스탬프에 의존한다. 이게 바로 조작된 경제의 모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 연방정부는 4인 가족 기준 연소득 2만4600달러(2750만원)이하를 빈곤 가구로 분류한다.

아마존은 여론을 호도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샌더스의 주장에 대해 “고객주문 처리센터 상근 근로자의 평균 임금은 현금과 주식, 상여금을 포함하면 시급 15달러가 넘는다”며 “샌더스가 지적한 푸드스탬프 받으며 일한 사람은 단기 또는 시간제 근로자였다”고 해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