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국방장관회의서 입장 전달 예정… 美 "인도도 제재 가능"
미국 제재 압박에도… 인도, 러시아산 방공 미사일 도입 강행
인도가 미국의 제재 압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을 강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정부는 오는 6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첫 외교·국방장관회의(2+2 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인도 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지 PTI통신에 "러시아와의 미사일 방어체계 S-400 트라이엄프 도입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 이슈에 대한 우리의 이같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S-400 방공미사일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다.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6년 10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S-400 도입에 합의한 후 관련 계약이 추진됐다.

계약규모는 4천억루피(약 6조2천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언론은 모디 총리와 푸틴 대통령의 10월 정상회담 직전에 계약 체결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가 러시아산 무기를 수입하면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강력하게 견제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크림병합을 포함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분쟁 개입, 2016년 미국 대선 개입과 해킹 등을 이유로 다양한 대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랜달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최근 인도가 러시아에서 새로운 군사장비를 구매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특별제재 면제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새로운 장비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우리는 이를 중대 관심사로 삼을 것"이라며 미국이 인도에 대한 제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인도양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같은 민주주의권 국가인 인도와 외교적,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인도도 이에 맞춰 근래 미국과 프랑스산 무기 장비 구매를 늘려왔으나 여전히 러시아제 장비와 기술에 전력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현재 인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이다.

2013∼2017년 동안 인도는 전체 무기 수입의 62%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