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불량 광견병 백신 파동 이후 애완견을 동반한 산책에 주민들이 날카롭게 반응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가 29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최근 허난(河南)성의 한 아파트단지 게시판에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주민에 경고하는 공개서한이 내걸렸다.

이 경고문에는 "줄을 매지 않고 산책하다 개가 내 아이를 물면 때려죽이겠다.

결코 사과는 받지 않겠다"고 적혔다.

지난 7월 쑤저우(蘇州)에서는 줄을 매지 않고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던 부부가 주민의 질책을 들었다.

이 부부는 "우리집 개는 물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오히려 야단을 맞았다.

개를 둘러싼 주민들간 분쟁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개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간 서로를 배척하는 양극화가 어느때보다 심화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베이징에서는 산책하던 애완견이 길거리에서 음식을 주워 먹고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개주인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 반려견을 잃은 한 주민은 산책하던 개가 길거리에서 소시지를 주워 먹은 뒤 갑자기 구토를 해 수의사에게 데려갔다면서 소시지에 개에 치명적인 항결핵제 성분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애완견 산책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고의로 항결핵제 성분을 주입한 소시지 등을 산책로 등에 버려두는 것 같다고 전했다.

펑파이는 최근 애견가와 개를 싫어하는 사람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광견병 불량백신 파동이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국내에서 두번째 규모의 광견병백신업체 '창춘(長春)창성(長生)바이오테크놀로지'사가 가짜 백신을 만들어 유포한 사실이 적발돼 난리가 났다.

수십만개의 불량백신이 유통돼 영유아에게 접종된 사실이 드러나자 이 백신을 접종한 피해자 부모들이 전국에서 수도 베이징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중국에서 최근 광견병 사망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경계심을 부추기고 있다.

통계를 보면 광견병은 중국에서 전염병 사망 순위 4번째에 올라있다.

지난해 516건의 광견병 발병사례가 보고돼 이중 502명이 사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웹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에서 2번째로 광견병이 많이 발생한 국가이며 최근 10년간 연 평균 2천여 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했다.

펑파이는 광견병 방지를 위해 각 지방정부가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업, 위생, 공안 등으로 업무와 책임이 분산돼있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광견병 사망증가…불량백신 파동 이후 애완견 두고 양극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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