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과 프랑스 간 ‘가리비 전쟁’이 벌어졌다.

BBC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22㎞ 떨어진 공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영국 어선 5척을 프랑스 어선 40척이 포위하면서 싸움이 벌어졌다. 이 지역은 가리비가 풍부한 곳이다.

영국 어선이 이 해역의 조개류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주장한 프랑스 어민들은 이날 선박을 동원해 영국 어선의 조업 방해에 나섰다. 현지에서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영국 어선 세 척에 구멍이 뚫렸고, 성난 프랑스인들은 영국 선박 쪽으로 연막탄을 던지고 욕설을 내뱉었다.

가리비 조업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 어민 간 갈등은 15년 넘은 해묵은 이슈다. 최근 5년간은 양측이 신사협정을 맺으면서 잠잠했다. 프랑스 어민들은 가리비 보호 정책에 따라 노르망디 해안 12마일(약 19㎞) 보호구역에서 매년 10월1일~5월15일 조업할 수 있다. 영국은 나머지 해역에서 연중 가리비를 잡을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어민들이 이날 “영국 어민들만 원하는 때 원하는 장소에서 원 없이 조업한다”며 합의를 깨면서 사달이 났다. 영국 어민들은 이번 충돌을 “명백한 해적 행위”라고 비난하며 사태 진정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