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투자 위주로 자산관리를 해온 일본 와세다대가 보유 자산의 10%가량을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 주요 대학과 우수 인재 유치 경쟁을 벌이기 위해선 수익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와세다대는 지난해 말 110억엔(약 1102억원) 규모의 ‘와세다 엔다우먼트’ 펀드를 조성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 같은 운용자산 규모는 와세다대 운용자산 총액의 10%에 해당한다. 학교 측은 국채 등 안전자산 투자 일변도였던 종래 투자 관행에서 벗어나 위험성이 다소 크더라도 수익성이 높은 상품에 집중할 방침이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과 원자재 등 각종 대체투자 상품으로 투자 대상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연 5%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와세다대는 외부 자산운용 전문가를 활용한 운용체제를 구축했다. 자산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위험 방지를 위해 컴플라이언스와 내부 통제장치도 강화했다.

와세다대가 ‘공격적’인 자산운용에 나선 것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등록금에 주로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 대학들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돈 쓸 곳이 늘어난 것도 변신 이유 중 하나다. 미국 하버드대가 40조원대 대학발전기금을 활용해 연 8% 수익을 얻는 등 미국과 유럽 주요 대학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